
지난 주, 동현이의 컴퓨터가 완전히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전원이 들어오지 않고, 화면은 깜깜했고, 아무리 눌러봐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문제일 거라고 생각하며 이리저리 살펴봤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마음속에도 “이건 정말 끝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포기하게 되었고, 다음 날 새 컴퓨터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컴퓨터 가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고등학생이 쓰기에 적당한 사양의 모델도 1000달러는 족히 넘습니다. 새로 사는 것을 선뜻 결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사주면 되겠지 싶었던 것이 막상 눈앞에 닥치니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고쳐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러 번 실패했던 방법들을 다시 시도해 보았습니다. 연결선을 다시 꼽고, 리셋을 하고, 부품도 점검하고, 그렇게 한참을 씨름하던 순간… 놀랍게도 컴퓨터가 켜졌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잘못 본 건가 싶었지만, 화면이 켜지고, 윈도우가 뜨고, 예전처럼 작동하기 시작하자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기쁨이 올라왔습니다. 물론 돈을 아끼게 된 것도 감사한 일이었지만, 정말 기뻤던 이유는 이 컴퓨터가 우리 아이와 함께 오랜 시간을 보냈고, 그만큼 익숙하고 소중했던 기기였기 때문입니다. 아껴 쓰던 정든 물건이 다시 살아났다는 것, 그 자체가 큰 기쁨이었습니다.
이 일을 겪으면서 문득 마음속에 떠오른 장면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잃었다가 되찾은 것”에 대해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고장 나서 버려야 할 것 같던 컴퓨터가 다시 살아났을 때도 이렇게 기쁘다면, 잃어버린 한 영혼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올 때, 하늘에서는 얼마나 큰 기쁨이 있을까요?
누가복음 15장 10절에서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나님의 천사들이 기뻐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늘 기다리시는 분입니다. 망가진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다시 한번 손을 내밀어주시고, 고쳐보려고 끊임없이 시도하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돌아오기만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를 받아주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께로 돌아오는 것을 머뭇거리지 마세요. 하나님은 언제나 집에 있는 아버지처럼, 문을 열고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번 사순절 기간은, 우리 각자가 하나님 앞으로 더 가까이 나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라, 아직 하나님을 떠나 있는 누군가 혹은 신앙에서 멀어져 마음이 식어 있는 누군가를 다시 하나님께로 초대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완전히 망가져 가망없다고 생각했던 컴퓨터도 다시 살아났습니다. 하물며, 하나님의 사랑은 죽은 영혼도 다시 살리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도 그런 사랑의 도구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번 사순절, 그런 영혼들을 위해 중보하며, 다정하게 하나님의 품으로 인도해 보지 않으시겠습니까?
Comments